언젠가부터 캠핑관련 유튜브 채널을 여기저기 찾아봤다.
제일 처음 본 건
어떤 남자가 눈보라가 치는 밤에
텐트에서 화목난로를 피우며
전투식량같은 물만 부으면
자동으로 끓어서 따뜻해지는 비빔밥과
보쌈에 알배추와 무말랭이를 먹는 영상이었다.
어떤 느낌인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군대 생각도 나고
사서하는 고생의 즐거움이랄까?
뭐 그런걸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물론 난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사람이라
캠핑을 할 생각은 없지만
뭔가 그 텐트 안의 따뜻함과
텐트 밖의 칼바람, 눈바람의 대조적인 모습이
깊게 자리 잡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몇몇 캠핑관련 유튜버들의 영상을 찾아보게 된 것인데
그쪽 유튜버들의 성향이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는 것을 느꼈다.
차량과 모든 장비를 갖추고 캠핑을 즐기는 쪽과
기초적인 장비를 하나하나 마련해가며 캠핑을 해나가는 쪽인데
그 어느쪽도 비난하거나 옹호할 마음은 없다.
다만 내 마음이 어느쪽에 더 끌리는가의 문제이니까.
가장 눈길을 끄는 유튜버는 "캠핑쥐"라는 유튜버였는데
그는 중고차를 사고
안의 모든 것들을 다 탈거하고
바닥의 녹을 제거하고
안의 모든 설비 이를테면 주방, 침대와 같은 것들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접 완성했다.
문득 구색을 갖춘다는 말을 생각났다.
사실 어떤 일이든 일단 먼저 시작하고
따라오는 문제들을 해결하면 간단한데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 간단한걸 못하는 것 같다.
중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과학선생님이셨는데
학생들에게 승자와 패자라는
장문의 글을 프린트해서 나눠주셨다.
여러가지 문장들이 기억나지만
승자는 달리면서
계산하지만
패자는 달리기도 전에
계산하느라 바쁘다. 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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