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맛없는 커피. 거의 한 시간 반에 가까운 연착으로 예상보다 훨씬 늦게 볼로냐 공항에 도착했다. 착륙과 동시에 부랴부랴 짐을 챙겨 이몰라로 향하는 기차에 간신히 올랐고 그렇게 이태리에서의 첫날밤을 맞이했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는 생각보다 시내와 거리가 있어 항상 택시를 타야 했지만 거대한 대문에 도착하고 그 앞에 펼쳐진 어두운 산책로는 마치 어느 왕의 정원과 같은 위엄을 보여줬다. 주인 내외분은 너무 친절하셨고 무엇보다 머독이라는 늙은 개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던 것은 예전 같으면 일단 개가 있으면 마냥 좋고 이리저리 만져보고 쓰다듬었을 나였을 텐데 머독의 된장냄새에 감히 만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주인 내외분들과 한참 연착과 일정에 관련한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