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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비틀기 6

2023년 새해의 다짐과 주절주절

새해가 시작된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고도 이틀이 더 지났다. 너무 바쁜 연말을 보낸 탓에 그토록 바랐던 피로회복은 택도 없고 오히려 피곤이 더 쌓이고 있다. 새해를 맞으며 계획했던 몇가지가 있었는데 유튜브 채널 운영과 영어공부가 그것이다. 새해 시작과 동시에 계획을 실행하려고 했던 건 아니지만 여전히 여유는 없다. 정신은 결코 육체를 이길 수 없다는 게 내 지론인데 역시나 몸이 바쁘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없다. 유튜브 얘기를 좀 해보자면 인생을 지키는 것은 곧 시간을 지키는 것이고 시간을 지키려면 루틴을 만드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20대 초반 정확히는 재수를 하며 일을 시작했던 그 때에 깨달았다. 부모님의 지원없이 음악을 시작했고 그 덕에 레슨비며 각종 비용들을 스스로 벌어야 했어서 우유배달을 ..

생각비틀기 2023.01.09

2022년. 고생하고 수고한 나에게.

12월 16일. 아니 17일. 아직 2022년이 보름 좀 안되게 남았지만 내 연주 일정은 모두 끝났다. 사실 기다리고 있던 연주가 있었는데 애초에 내가 캐스팅됐던 연주도 아니었고 원래 하기로 되어있던 사람이 취소하게 되면 나에게 넘어올까 싶었는데 그냥 하기로 했나 보다. 2022년은 가수로써의 나에게 참 행복한 한 해였다. 4편의 오페라와 5번의 콘체르트, 1번의 콩쿨에서 얻은 특별상. 그리고 수많은 오디션. 유독 대타로 갑자기 들어간 공연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프로그램과 브로셔에 내 이름과 사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카운터테너에게 중요한 부활절, 크리스마스 공연 중에 크리스마스 공연이 없는 게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5월부터 쌓여있던 피로를 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썩 괜찮다. 새해가 오면 더욱..

생각비틀기 2022.12.17

생각 비우기

평소에 유튜브를 달고 산다. 뭐랄까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소리에 익숙해진 탓인 것 같은데 뭔가 귀에 스치는 소리가 적어지면 어색하다. 최근 공연 때문에 유튜브를 삼가며 정말 아무 것에도 얽매이지 않기를 원했고 악보에만 몰두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내게 필요한 정보들이 내 머릿속에서 활보할 수 있도록 눈과 귀로 들어오는 불필요한 정보의 양을 줄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의 대부분이 나와 관련없는 것들이라는 말처럼 내게 스치는 정보들이 내게 꼭 필요한 정보들은 아니니까. 박스 안에 물건을 있는대로 쑤셔 넣다 보면 정작 필요한 물건이 상하게 된다. 나의 두뇌가 무한하다고 믿지 않는다. 한계가 있을 것이고 그 한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만 정신을 잃으면 빠지게될 정보에 바다, 아니..

생각비틀기 2022.06.28

성실함에 대하여 2.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나의 경우엔 정해진 루틴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전날 밤에 내일 할 일을 생각하고 일어나야 하는 시간과 식사와 길에 쏟아야 하는 시간까지 계획을 한다. 보통은 잘 어긋나지 않지만 계획이 어긋나면 뱃속부터 차오르는 짜증을 견뎌야 하고 만에 하나 어긋난 원인이 타인이라면 정말 마음 속 깊숙이 그 사람을 증오한다. 이런 나를 스스로는 "성실하다"라는 제목을 달아 대견해하지만 문제는 삶의 목표가 그저 루틴을 지켜내는 성실함이 아니라는데 있다. 어디까지나 루틴은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일 뿐 목표에 이르기 위한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당연히 그 루틴을 깨고 새로운 루틴, 혹은 다른 방식의 접근을 해야 하는데 목표에 대한 생각보다 ..

생각비틀기 2022.04.25

수고한 자, 다 내게로 오라

주변에서 학업과 생업에 치여 고생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느리다는 유럽의 삶에서도 난 마음 놓고 자본 적이 며칠 안된다. 지금은 졸업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학기 자동연장으로 2년 반, 5학기를 다녔고 학위가 나오지 않아 1학기를 더 연장했다. 그 시간동안 당연히 난 일과 학업을 병행했고 일하느라 학업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항상 노심초사였다. 유학지에서 생계를 위한 일과 꿈을 위한 학업을 동시에 하는 친구들을 보면 항상 드는 생각이 생계도 좋고 돈도 좋지만 제발 일과 학업의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학생이 하는 일은 늘 생계만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고 나의 꿈을 위한 학업과 접점이 전혀 없다. 일이 학업에 그 어떤 부분에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내..

생각비틀기 2022.04.20

성실함에 대하여

언제인지 분명하게 생각나진 않지만 인생 최고의 가치를 성실에 두었던 때가 있다. 물론 지금도 나에게 있어 최고의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성실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요즘들어 정확히 말하면 2022년을 내딛으며 삶을 평가하는 척도가 조금 바뀌었다. 일단 몸이 너무 피곤하고 회복도 확실히 더뎌지면서 휴식의 가치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고 동시에 내가 지금까지 최고의 자산이라고 여겨왔던 성실함이 과연 나의 인생을 지탱하는 데 있어 그렇게 큰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성실하지 않은 것보다 성실한 것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지 않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문제는 내가 지금까지 그 성실이라는 테마를 너무 크게 지켜오면서 놓친 것들, 그리고 간과한 것들이 너..

생각비틀기 2022.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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