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군입대를 했다. 해병대에 자원했는데 해병대에 큰 뜻이 있거나 남자라면 해병대라는 아집 같은 것은 아니였다. 다만 가정형편이 군대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고 내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였어서 학교를 휴학하고 시간을 죽이느니 어차피 가야하는 군대나 빨리 갔다오자는 심산이었고 합격하면 가장 빨리 입대할 수 있는 곳이 해병대였다. 얼마나 입대가 빠른지 합격통보를 받고 입대까지 10일이 채 되지 않는 시간이었던 기억이 난다. 신속하게 신변정리를 했고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헐레벌떡 입대했다. 아직도 그 날 포항의 날씨, 포항가는 새마을호에서의 기분, 마지막으로 했던 통화, 날 들여보내는 친구들의 표정. 모든 것이 생생하다. 입대하고 훈련단에서의 시간은 뭐랄까 내가 있을 곳이 이런 곳이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