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음대 유학준비

독일음대 유학준비 장바구니 물가와 생활비.

Das Leben ist zu schwierig 2022. 4. 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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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떠도는 글들 중에
독일 물가에 관련된 글들을 꽤 봤다.
우유가 한국에서는 900 미리리터에 얼마인데
독일은 1리터에 얼마고
빵이 얼마큼 싸고
맥주는 얼마고 이런 얘기들이 주요 내용인데
뭐랄까 많은 생각이 머릿속에서 교차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드는 비용,
특히나 부모님 밑에서 살다가
독립을 했을 때의 감격과는 다르게
현실에 바로 부딪히게 되는 게 결국엔 비용 문제인데
먹고 자는데만 지출될 줄 알았던 비용에
숨만 쉬어도 나가는 비용까지 더해졌을 때의
충격과 공포...

독일의 장바구니 물가가 한국보다 싼 것은 분명히 맞다.
많이 안정적이고
기준을 낮춘다면 단순비교는 힘들지만 한국 물가의 1/3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우리의 주요 식생활에 관련된 제품들을 비교해본다면
그 차이는 더 명확하게 갈리는데
앞서 얘기했던 우유는
1리터에 0.80유로에서 가격대가 좀 되는 제품의 경우엔 2유로 안팎이니까
한국의 서울우유 900 미리리터에 비한다면
확실히 저렴하다.
아침식사용 빵들도 6-8개 들어있는 한 봉지가 1유로도 하지 않는 제품이 대부분이고
버터, 치즈, 크림치즈들도 같은 제품들도
한국에 있는 동일한, 혹은 유사한 제품들보다 훨씬 저렴하다.

육류 또한 상당히 저렴한데
삼겹살은 500그램 한팩에 5유로 내외이고
소고기 또한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보다 저렴하다.
맛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말기로 하고.
닭고기의 경우엔
한국과 반대로
닭가슴살이 닭다리보다 비싸다.
돼지고기도 한국에서 주로 소비되는 삼겹살, 목살에 비해
다리살, 등심, 안심이 많이 저렴한 것과 반대로
삼겹살 가격과 크게 차이가 없다.

모든 음식을 독일식으로 집에서 해 먹는다는 전제라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한 식비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한식을 찾는다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지금까지 독일에서 가장 호사스럽다고 생각한 음식이
김치부침개다.
먹어본 적도 없고 심지어 본 적도 없다.
김치 자체가 직접 해 먹는다면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사 먹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비싼 김치로 찌개를 끓여 먹는다던지
부침개를 해 먹는 건 너무 큰 호사라
아직까지 시도해본 적이 없다.

단순히 장바구니 물가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생활비를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면
사실 그렇게 녹록지 않다.
유학생으로써 독일에서의 생활비는 크게
1. 주거비 (월세)
2. 식비
3. 보험료
4. 통신비
5. 교통비
6. 등록금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거비용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역마다 다르고
지역 안에서도 위치마다 다르다.
다만 대체로 전체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항상 생각해야 하지만
또 쉽게 이사를 가거나 비용의 비중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는 비용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독일의 부동산 비용이 생각보다
빠르고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 맞춰서 학교를 선택할 확률이 매우 낮고
일반적으로는 합격하는 학교의 도시로 무조건 이사를 가야 하기 때문에
비싼 지역의 학교에 합격한다면 큰 부담이 된다.
다만 한국과의 차이라면
전세는 전혀 없고
월세 보증금이 관리비를 뺀 월세의 2-3달치 정도라
비교적 덜 부담이 된다는 것.
월세는 Kaltmiete + Nebenkosten = Warmmiete인데
Kaltmiete는 순수한 월세
Nebenkosten은 관리비
Warmmiete는 이 두 개를 더한 실제로 내가 지불하는 월세를 말한다.
Nebenkosten은 온수 사용료, 난방비, 청소비 등으로 구성되고
때에 따라서는 난방비를 관리비에 포함이 되지 않고
따로 전기회사에 신청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전기세와 관리비를 계산하는 방법이 한국과는 너무 다른데
매달 사용한 만큼을 계산해서 내는 한국과는 다르게
일단 금액을 정해놓고 1년 단위로 계산해서
덜 쓰면 돌려주고 더 쓰면 왕창 더 받아내고 그다음 해에 매달 내는 관리비를 올려 받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원래 관리비가 매달 150유로 (1년 1800유로)였는데
내가 펑펑 썼던지 요즘처럼 에너지 비용이 갑자기 상승했던지 해서
1년 뒤에 정산을 했더니 지난해에 2400유로만큼을 썼다면
일단 600유로를 Nachzahlung으로 한 번에 내고
그다음 해부터 12/2400인 200유로를 낸다.

이에 대한 경고와 소문들을 모두 들어 알고 있지만
주변에 매년 2-3명쯤은 이 Nachzahlung을 맞고
후회한다.

보험료는 학생이라면 한국에서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항목이라
생경할 수 있는데
공보험을 가입하는 경우엔
피보험자의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나이가 좀 있다면 110유로 정도 지불해야 하고

통신비는 한국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
앞서 포스팅했지만
24개월 월정액요금제를 사용한다면
10유로 정도면 충분하다.

학교에 입학하고 수업료를 내면
수업료에 지역 교통비가 포함이 되어있는 경우도 있고
포함되어 있지 않고 별도의 교통 정액권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건 학교와 해당 주의 정책에 따라 다르고
수업료 영수증을 잘 살펴보면 그 내용이 잘 나와있다.

뉘른베르크 음대의 경우엔
한 학기 등록금이 130유로 정도 되는데
일정 금액의 학생회비와 평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토요일을 포함한 공휴일 전체를
꽤 넓은 구역에서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6개월에 207유로를 추가로 내면 언제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등록금 역시 해당 주의 정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의 대학 등록금에 비해
거의 없는 수준이었던 시절도 있지만
역시나 해당 주의 정책에 따라 다르다.
같은 주 안에서도 등록금이 없는 경우, 적은 경우, 비싼 경우 모두 존재하고
기존에 주 운영이었던 학교가
사립화 되어 EU 지역이 아닌 국가에서 유학 온 학생들에게는
한국의 등록금에 가까운 수준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독일의 장바구니 물가가 한국보다 싼 것은 분명히 맞지만
그건 독일 음식을 집에서 해 먹을 때 유효하다.
한식을 해 먹는다면 식비가 많이 올라간다.
생활비가 생각보다 적게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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