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그리고 끝나지 않는 집안일

영원한 불안, 도이체반 그리고 나눠지는 기차

Das Leben ist zu schwierig 2022. 4. 1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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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봄에서 여름으로 막 넘어갈 때쯤,

베를린에서 생애 첫 아겐투어 (Agentur) 오디션이 있었다.

뭔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부푼 가슴을 애써 진정하고

오디션을 봤고 

친한 동생 부부를 만나 커피도 마시고 그 유명한 베를린 한식집 아리랑도 가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역시 소문대로 한식집은 악명 높을 만했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지 

돌아가는 기차 시간에 맞춰 부랴부랴 인사를 하고

기차를 탔고

잤다.

 

중간중간 깨서 어디쯤 왔나 분명히 확인을 했다.

베를린 -> 뉘른베르크 노선의 열차는

보통 베를린 -> 라이프치히-> 에어푸르트-> 뉘른베르크 방향으로 운행하는데

내가 탔던 기차는 에어푸르트에서 기차 중간이 나눠져서 하나는 남쪽으로 운행하고

다른 하나는 서쪽으로 이동하는 기차였다.

 

급하게 탔던 나머지 그런 부분들은 확인을 못했고

기차가 나눠지는 것에 대한 수많은 방송이 나오는 가운데 

안일한 마음으로 눈과 귀를 열지 않았다.

 

Erfurt역에서 이상하리만치 정차시간이 길었는데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것은 기차가 다시 출발한 한참 뒤였다.

내려야 할 시간이 지났는대도 기차는 멈출 기미가 없었고

답답한 마음에 도이체반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에어푸르트 역에서 열차가 분리됐고

이 열차는 프랑크푸르트까지 멈추지 않고 달린다는 얘기를 했다.

6번이나 방송을 했는데 왜 내리지 않았냐는 핀잔은 보너스.

 

덕분에 프랑크푸르트에 10시에 내려서 새벽 2시까지 이른 추위에 떨다가

뉘른베르크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새벽 5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이체반 기차 분리 안내
도이체반을 타야한다면 항상 눈과 귀를 열어둘 것.

저 기차 안내판은

ICE 634와 ICE 684 하노버 역까지는 연결돼서 가다가

하노버 역에서 분리돼서

ICE634는 브레멘으로

ICE684는 함부르크-알토나를 향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각보다 이런 일들이 많이 있으니

항상 눈과 귀를 열고

도이체반 어플을 확인하자.

 

오디션?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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